고려아연 임시주총, 감사위원 표대결 결과가 나왔습니다
오늘(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제53기 임시 주주총회 결과가 드디어 나왔는데요. 사실 이번 주총은 결과 발표 전부터 업계에서 이미 어느 정도 분위기가 읽혔던 터라, 저도 숨 죽이면서 지켜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최윤범 회장 측이 핵심 감사위원 자리를 가져가면서 이번 표 대결에서 승리했습니다.
이번 임시주총의 핵심 쟁점은 3호 안건인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선임의 건'이었는데요. 투표 결과, 최 회장 측 후보인 백인규 단국대학교 데이터지식서비스공학과 교수가 감사위원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MBK·영풍 측이 추천한 박유경 후보는 출석 의결권수 과반수 찬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부결됐습니다.

고려아연 이사회 구도, 9대 5에서 12대 7로 재편
이번 임시주총 결과로 이사회 판도가 상당히 바뀌었습니다. 기존에는 고려아연 측 9명 대 MBK·영풍 측 5명이었는데, 이제는 12대 7 구도로 재편됐거든요. 고려아연 측 우위가 더 확고해진 셈입니다.
2호 안건인 '집중투표에 의한 독립이사 4명 선임의 건'에서는 양측이 각각 2석씩 나눠가졌는데요. 고려아연 측에서는 이형규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와 서은숙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가, MBK·영풍 측에서는 이준봉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심혜섭 변호사가 각각 독립이사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투표 득표 순서는 심혜섭, 이준봉, 이형규, 서은숙 순이었고요.
| 감사위원(독립이사) | 백인규 | 단국대 데이터지식서비스공학과 교수 | 고려아연 측 |
| 독립이사 | 이형규 |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 고려아연 측 |
| 독립이사 | 서은숙 |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 고려아연 측 |
| 독립이사 | 이준봉 |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MBK·영풍 측 |
| 독립이사 | 심혜섭 | 변호사 | MBK·영풍 측 |
위 표를 보면 이번 임시주총에서 선임된 이사 5명 중 고려아연 측이 3명, MBK·영풍 측이 2명을 가져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감사위원 자리까지 확보하면서 이사회 내 입지를 한층 강화한 모습입니다.

고려아연 표 대결, 승패 가른 핵심은 '3% 룰'
근데 여기서 흥미로운 점이 있는데요. 우호 지분율만 단순 비교하면 MBK·영풍 측이 42.1%로 최 회장 측의 38.75%보다 높습니다. 숫자만 보면 MBK·영풍이 유리한 것 같은데, 왜 졌냐고요?
이게 바로 개정 상법상 '3% 룰' 때문입니다. 감사위원 선임 시 3%를 초과하는 주식을 보유한 주주는 초과분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한 규정인데요. 대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하고 소액 주주의 권익을 보호하려는 취지라고 합니다. MBK·영풍이 지분을 많이 갖고 있어도, 이 룰이 적용되는 순간 큰 지분이 오히려 독이 된 거죠. 솔직히 이 부분이 승부를 뒤집은 핵심 요인이라고 봐야 할 것 같더라고요.
1호 안건도 만장일치 가결…정관 변경까지 완료
이날 함께 상정된 1호 안건 '분리선출 감사위원 확대를 위한 정관 일부 변경의 건'도 출석 주주 만장일치로 통과됐습니다. 이 안건은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는 일부 주주들의 반대로 부결됐었는데, 이번에는 이견 없이 가결된 거라 분위기가 꽤 달랐습니다.
개정 상법에 따라 감사위원을 기존 1명에서 2명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는 규정 변화가 이번 임시주총 자체를 소집하게 된 배경이기도 합니다. 또한 직무정지 상태였던 사외이사 4명이 지난 5월 말 사임하면서 생긴 공석을 채우기 위해 이번 주총이 필요했습니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내년 정기주총서 재점화 예고
이번에 최 회장 측이 승리하긴 했지만, 경영권 분쟁이 완전히 끝난 건 아닙니다. 내년 3월 정기주총에서 사내이사 1인, 기타비상무이사 2인, 독립이사 6인의 임기가 동시에 만료되거든요. 이 중 최 회장 측은 6명, MBK·영풍 측은 3명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 임시주총 이전 | 9 : 5 | 기존 구도 |
| 2026년 9월 임시주총 이후 | 12 : 7 | 최 회장 측 우위 강화 |
| 2027년 3월 정기주총 (예정) | 미정 | 대규모 이사 재선임 예정 |
위 표에서 보듯이 이번 임시주총으로 최 회장 측이 이사회 주도권을 강화했지만, 내년 정기주총에서 다수 이사의 임기가 동시에 만료되면서 또 한번 전면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업계에서도 양측 대결이 한층 격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8곳, 최 회장 후보 지지
이번 임시주총을 앞두고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 9곳 가운데 ISS, 글래스루이스, 이건존스 프록시서비스, 서스틴베스트, 한국ESG연구소, 한국의결권자문 등 8곳이 고려아연 측 백인규 후보를 지지했습니다. MBK·영풍 측 박유경 후보를 지지한 곳은 한국ESG기준원 단 한 곳뿐이었죠. 이 분위기 자체가 이미 결과를 어느 정도 예고하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거 같습니다.
저도 이번 주총 결과를 보면서 느낀 건데, 지분율이 전부가 아닌 시대가 됐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법 개정으로 3% 룰이 도입되면서 단순히 지분을 많이 가진다고 의결권을 마음껏 행사할 수 없게 된 상황, 앞으로 기업 경영권 분쟁의 양상이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