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훈 별세, 3085안타 신화의 주인공이 떠났습니다
솔직히 이 소식 듣고 잠깐 멍했어요. 장훈 별세 소식이 2026년 9월 10일, 일본 현지 매체들을 통해 일제히 전해졌는데요. 향년 86세. 일본프로야구(NPB) 역사에서 한 획을 그은 전설적인 타자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전·현직 일본 프로야구 선수들로 구성된 명구회는 "장훈 해설위원이 9월 9일 오전, 일본 도쿄 도내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라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NHK, TBS, 마이니치신문, 교도통신 등 일본 주요 언론들도 앞다퉈 속보로 다뤘고요.
야구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이름은 한 번쯤 들어봤을 텐데요. 한국명 장훈, 일본명 하리모토 이사오. 재일교포 2세로 일본에서 활약한 전설 중의 전설이었습니다.

장훈은 누구? 히로시마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2세 타자
장훈 선수 생애와 역경, 오른손 장애를 딛고 최고가 되다
1940년, 일본 히로시마에서 태어난 장훈은 어린 시절부터 쉽지 않은 삶을 살았습니다. 화상으로 인해 오른손 장애를 얻었고, 여섯 살 위 누나는 히로시마 원폭 투하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근데 이런 역경을 딛고 일본 최고의 타자로 올라섰다는 게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오사카 나니와상고를 거쳐 1959년 도에이 플라이어스에 입단, 프로 데뷔와 동시에 신인왕에 오르며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고교 시절엔 홈런 타자로 이름을 날렸지만, 타격 코치 마츠키 켄지로부터 "프로에서 오래 살아남으려면 중장거리 타자가 유리하다"는 조언을 듣고 정확도 위주로 스타일을 바꿨다고 하는데요. 그 결과가 바로 3085안타라는 불멸의 기록으로 이어진 겁니다.
1976년에는 당시 일본 최고 인기 팀인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이적해, 홈런왕 오 사다하루(왕정치)와 나란히 중심타선을 구성하며 리그 제패에 기여했습니다. 이 조합은 당시 일본 야구팬들 사이에서 정말 전설적인 타선으로 회자됩니다.

장훈 별세와 함께 돌아보는 3085안타, 아직도 깨지지 않은 기록
| 통산 안타 | 3085개 | NPB 역대 1위 (현재까지 불멸) |
| 통산 타율 | 0.319 | 역대 3위 |
| 통산 홈런 | 504개 | 역대 7위 |
| 통산 타점 | 1676개 | 역대 상위권 |
| 타격왕 횟수 | 7회 | 퍼시픽·센트럴 리그 통합 |
| MVP 수상 | 1962년 | 퍼시픽리그 최우수선수 |
| 출전 경기 | 2752경기 | 1959~1981년 (23년 선수 생활) |
| 야구전당 헌액 | 1990년 | 일본 야구 명예의 전당 |
위 표를 보면 장훈이 얼마나 다방면에서 뛰어난 타자였는지 한눈에 파악이 되는데요. 타율 0.319에 504홈런이라는 건 단순한 안타 제조기가 아니라 장거리 능력도 갖춘 완성형 타자였다는 걸 보여줍니다. 통산 2위 노무라 가쓰야가 2901개, 3위 오 사다하루가 2786개라는 걸 감안하면, 3085개라는 숫자가 얼마나 압도적인지 느껴지죠.
사실 저도 처음에 이 기록을 봤을 때 "이게 진짜야?" 싶었거든요. 야구 선수가 3000안타를 친다는 게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명예의 전당급 기록인데, NPB에서 유일하게 그 벽을 넘은 선수가 바로 재일교포 장훈이라는 게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별 속에서도 한국 국적 유지, 장훈의 정체성
이 부분이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어요. 장훈은 선수 시절 내내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으면서도 한국 국적을 유지한 채 운동을 계속했습니다. 장훈 별세 소식을 접하면서 이런 삶의 무게가 더 크게 와닿더라고요.
은퇴 이후에는 일본 국적으로 귀화하긴 했지만, 선수 시절 내내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됐습니다. 1982년 한국 프로야구(KBO) 출범 당시에는 KBO 총재 특별보좌역을 맡아 2005년까지 꾸준히 활동했고, 故 백인천 전 감독의 일본프로야구 진출도 도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 정부도 그의 공로를 인정해 1980년 체육훈장 맹호장, 2007년에는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여했습니다. 양국 야구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낸 셈이죠.
장훈 은퇴 후 해설가 활동과 독설로 유명세
1981년 은퇴 후 잠시 지도자직을 거쳐, 1982년부터 일본 TBS 해설위원으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선수들의 실책이나 부진을 엄하게 꾸짖는 특유의 독설로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끌기도 했다는데요. 뭔가 독설 해설로 유명한 해설가들이 일본에도 꽤 있는 것 같더라고요 ㅎ

장훈 별세에 일본 언론과 야구계 반응은?
| NHK | 프로야구 최다 3085안타를 쳐 '안타 제조기'라 불렸던 장훈 사망 보도 |
| 마루스포 | "희대의 천재 타자가 천국으로 여행을 떠났다" |
| 야후재팬 (고지키 평론가) | "기록에도, 기억에도 남는 위대한 야구인" |
| TBS·마이니치신문 등 | 일제히 속보 타전, 일본 프로야구 레전드 별세 집중 보도 |
위 표에서 보듯이, 장훈 별세 소식은 일본 전역에서 주요 뉴스로 다뤄졌습니다. 단순한 스포츠 뉴스를 넘어 한 시대를 대표했던 인물의 타계라는 점에서 일본 야구팬들의 반응도 컸고요. "이제 그의 평론을 들을 수 없다는 것이 아쉽다"는 야구평론가의 말이 특히 마음에 남습니다.

3085안타 기록, 앞으로도 깨질 수 있을까?
현재 NPB 역대 안타 2위인 노무라 가쓰야의 기록이 2901개인데, 장훈의 3085개와는 184개 차이가 납니다. 이미 현역 선수 중 이 기록에 근접한 선수가 없다는 점에서, 사실상 영구 결번처럼 남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3000안타를 달성한 선수가 NPB 역사상 장훈 단 한 명이라는 것도 새삼 놀랍습니다. 메이저리그와 달리 NPB의 시즌 경기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기록이 얼마나 대단한지 실감할 수 있는데요. 장훈 별세로 이 전설의 기록은 이제 영원히 '불멸의 기록'으로 남게 됐습니다.
마지막으로 일본 야구평론가 고지키의 말을 빌리자면, "장훈은 기록에도, 기억에도 남는 위대한 야구인이었다"고 했는데요. 두 나라의 야구 역사에 이렇게 깊이 새겨진 이름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