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 은퇴경기 수원, 드디어 그 날이 왔다
솔직히 이날 뉴스 보면서 괜히 코끝이 찡했는데요. 황재균 선수가 1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공식 은퇴경기와 은퇴식을 치렀습니다. 2006년 현대 유니콘스 시절 수원에서 데뷔했던 선수가, 딱 수원에서 마무리를 짓는 거잖아요. 이런 서사가 현실에 있다는 게 신기하더라고요.
KT는 황재균을 '특별엔트리'로 등록해서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출전 기회를 줬는데요. 원래 은퇴식은 지난달 8일로 잡혀 있었는데, 폭염으로 KBO가 경기를 줄줄이 취소하면서 미뤄졌습니다. 황재균도 "구단에서 정말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는데요. 근데 롯데전으로 잡아준 것도 나름 이유가 있었습니다. 황재균이 과거 롯데 유니폼도 입었던 경력이 있거든요. KT 팬, 롯데 팬 모두 한 자리에서 작별 인사를 받을 수 있게 배려한 거였습니다.

황재균 은퇴경기 수원 전 기자회견, 솔직 토크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황재균은 꽤 솔직하게 말했는데요. "어제도 기분이 이상해서 잠을 거의 못 잤고, 오늘도 2시간 자고 나왔다"며 "진짜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라고 했습니다. 이 말이 왠지 더 와 닿았어요. 뭔가 진짜 마지막이라는 게 실감나는 느낌이랄까요.
팬들에게 마지막 한 마디를 묻자, "항상 팀에 필요할 때 꾸준히 자리를 묵묵히 지켜줬던 선수로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오래전부터 은퇴사를 몇 달에 걸쳐 써왔다는데, "볼 때마다 울컥울컥한다, 정말 오열할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은퇴식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궁금하기도 했는데요.

황재균 커리어 한눈에 보기
| 2006년 | 현대 유니콘스 | 수원에서 프로 데뷔 |
| 해체 이후 | 히어로즈 | 현대 선수단 인수팀서 활약 |
| 롯데 시절 | 롯데 자이언츠 | 국가대표 발탁, 즐겁게 야구 |
| 2017년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 MLB 진출 |
| 귀국 후 ~ 2025년 | KT 위즈 | 2020 골든글러브, 2021 한국시리즈 우승 |
위 표를 보면 황재균 선수가 정말 다양한 팀을 거쳤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수원에서 시작해서 히어로즈, 롯데, 심지어 MLB까지 갔다가 다시 KT로 돌아온 뒤 수원에서 마무리를 지은 겁니다. 이걸 본인도 "참 운 좋은 선수"라고 표현했는데, 운만은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꾸준함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한 마무리였겠죠.
황재균 은퇴경기 수원에서의 마지막 타석, 삼진이었지만
6회말 1사 상황, KT가 5-2로 앞서던 상황에서 황재균이 대타로 들어섰습니다. 1년 만에 타석에 서는 거였는데요. 롯데 좌완 이영재가 던진 시속 150km짜리 직구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습니다. 결과만 보면 아쉽지만, 솔직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잖아요.
KT 팬들은 물론, 롯데 팬들도 박수를 보냈습니다. 황재균은 헬멧을 벗고 양쪽 관중석을 향해 차례로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는데요. 그 장면이 진짜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저도 TV로 보면서 박수를 보낸 건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만요 ㅎ

황재균 수비 출전, 동료들과 진한 포옹
타석에 이어 7회초에는 3루 수비로도 나섰는데요. 이강철 감독이 허경민을 유격수로 보내고 황재균에게 3루를 맡겼습니다. 타구가 오지 않아 포구나 송구는 없었지만, 롯데 대타 한태양이 파울을 때린 직후 장준원과 교체되면서 마지막 인사를 건넸는데요.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기 전 김현수, 허경민 등 동료들과 진한 포옹을 나눴습니다. 사실 이 장면이 타석에서의 삼진보다 더 감동적이었던 것 같아요. 긴 선수 생활을 함께한 동료들과의 작별이니까요.
황재균 은퇴식 소감, 직접 들어보면
경기 후 공식 은퇴식에서 황재균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수원에서 시작해 수원에서 은퇴하게 됐으니 참 운이 좋은 선수"라고요. 현대에서 데뷔해 히어로즈, 롯데를 거쳐 KT에서 가장 오래 뛰었고, 우승까지 함께했던 선후배들이 있는 곳이라며 "지금도 나는 항상 KT맨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는데요.
그러면서 KT의 올 시즌 우승도 예언(?)했습니다. "정말 좋은 선수도 많고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어서 충분히 올해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요. 실제로 이날 KT는 롯데를 5-2로 꺾고 6연승을 달리며 2위 삼성과 격차를 2게임 차로 벌렸습니다. 황재균의 바람이 이뤄질 가능성이 충분해 보이는 상황이었습니다.
황재균의 꾸준함, 기록으로 보는 레전드
| 통산 출장 | 2,200경기 | 꾸준함의 상징 |
| 연속 세 자릿수 안타 | 14연속 시즌 | 이대호와 함께 둘뿐 |
| 골든글러브 | 2020년 3루수 | 데뷔 후 첫 수상 |
| 한국시리즈 우승 | 2021년 KT 위즈 | 캡틴으로 정규시즌 1위 이끌어 |
위 표에서 보듯이 황재균 선수의 가장 큰 강점은 역시 '꾸준함'이었는데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4연속 시즌 세 자릿수 안타라는 기록은 KBO 역사에서 이대호와 황재균 둘뿐입니다. 2,200경기를 소화한 것도 대단하지만, 매 시즌 빠지지 않고 안타를 세 자릿수 이상 친다는 건 진짜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KT의 이강철 감독 용병술, 낭만과 실리 동시에
이날 경기에서 이강철 감독의 선택이 꽤 인상적이었는데요. 치열한 선두 경쟁 중에도 황재균에게 타석과 수비 모두 기회를 주면서, 팀 승리도 챙겼습니다. 소형준이 선발로 6이닝 2실점 QS를 기록했고, 힐리어드의 투런홈런과 안현민의 2안타 2타점도 나왔습니다. 박영현은 시즌 27번째 세이브까지 챙겼고요.
사실 황재균 같은 레전드에게 마지막 무대를 제대로 만들어주면서도 팀 성적을 놓치지 않는 건 쉽지 않은 일인데요. 이강철 감독이 감각 있게 잘 조율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경기에 출전하게 되면 마음대로 해보라"는 감독의 한 마디도 참 멋졌습니다.
황재균 은퇴경기 수원, 그 이후 KT의 행보는?
황재균이 은퇴경기를 치른 이날, KT는 6연승을 달렸습니다. 2위 삼성이 LG에 패하면서 격차가 2게임 차로 더 벌어졌는데요. 황재균이 직접 "올해 V2 할 것 같다"고 했는데, 분위기만 봐도 충분히 가능성 있는 예측으로 보였습니다.
사실 황재균 은퇴경기 수원에서 이렇게 팀 분위기까지 좋았던 건 선수 개인으로서도, 팬들로서도 최고의 마무리였을 것 같아요. 이런 결말을 써줄 수 있는 게 스포츠의 묘미 아닐까 싶었습니다.
황재균이 젊은 시절의 자신에게 건네는 말
기자회견에서 황재균은 2007년 프로 데뷔 당시의 자신에게 한 마디를 전해달라는 질문을 받았는데요. 그 대답이 꽤 인상 깊었습니다. "잘 버티라"고 하고 싶다며, "포기하지 말고, 버티면 어느새 커리어가 쌓일 테니 어떻게든 버텨내라"고 했습니다.
근데 생각해보면 이건 황재균 선수 본인뿐 아니라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는 사람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 아닐까 싶기도 하더라고요. 긴 커리어를 마무리하는 사람의 말에는 역시 무게가 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