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25년이 지나도 절반의 미국인이 못 잊는 사건
솔직히 25년이라는 시간이 꽤 길잖아요. 근데 미국 성인의 거의 절반이 아직도 이 사건을 자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역사적 순간으로 꼽는다는 게, 저는 읽으면서 꽤 묵직하게 느껴졌는데요.
입소스가 지난달 21~23일 미국 성인 101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7%가 911 테러를 자신이 경험한 가장 중요한 역사적 사건 5가지 중 하나로 선택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31%,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기간이 16%였는데요. 911 테러가 이 중에서도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한 거죠.
그리고 또 흥미로운 건, 응답자의 75%가 테러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자신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한다고 답했다는 거예요. 반면 11%는 당시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다고 했는데요. 그 세대 차이도 이제 선명하게 느껴지더라고요.

911 테러 당시 피해 현황 한눈에 보기
| 뉴욕 세계무역센터(WTC) | 쌍둥이 빌딩 붕괴, 다수 사망 |
| 국방부 청사(펜타곤) | 항공기 충돌, 일부 건물 파괴 |
| 유나이티드항공 93편 (펜실베이니아) | 승객 저항 후 들판에 추락, 전원 사망 |
| 총 사망자 | 2,977명 |
| 유독물질 노출 추산 인원 | 40만 명 이상 |
위 표를 보면 911 테러가 단순히 인명 피해에 그치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WTC 붕괴 당시 발생한 먼지와 유독 물질에 노출된 사람만 4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이후에도 암이나 호흡기 질환 등 각종 건강 문제가 이어졌다는 게 굉장히 충격적이었는데요. 사건이 끝난 게 아니라 오랫동안 삶을 갉아먹는 상처로 남은 거죠.

플라이트93 추모공원, 초크 아티스트들이 그린 40명의 얼굴
이번 25주년을 앞두고 펜실베이니아주 섕크스빌의 플라이트93 국립추모공원에서 꽤 인상 깊은 추모 행사가 열렸는데요. 초크 아티스트 에릭 그리너월트가 전국 각지에서 11명의 초크 아티스트를 초청해, UA93편 희생자 40명의 초상화를 직접 그렸다고 합니다.
UA93편은 아시다시피 테러범들이 항공기를 무기로 쓰려던 것을 승객들이 맞서 싸운 비행기예요. 결국 들판에 추락해 전원이 목숨을 잃었지만, 그 저항 덕에 더 큰 피해를 막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그 40명의 얼굴을 분필로 한 명 한 명 그려냈다고 하니까, 실제로 보면 얼마나 뭉클할지 상상이 되더라고요.

911 테러가 미국 사회에 남긴 후유증과 정책 변화
| 대외 정책 |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 개시 |
| 국내 안보 | 정보기관 감시 권한 대폭 확대 |
| 공중 보건 | WTC 유독물질 노출로 장기 건강피해 속출 |
| 사회 인식 | 이슬람포비아 확산, 국가 안보 의식 강화 |
위 표에서 보듯이 911 테러가 미국에 가져온 파장은 단순한 인명 피해를 훨씬 넘어섰습니다. 전쟁, 안보 정책, 공중보건, 사회 분위기까지 사회 전반이 바뀌었죠. 근데 지금 25년이 지나고 나서 돌아보면, 그 변화들이 과연 올바른 방향이었는지에 대한 질문도 함께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부시 전 대통령 "고립주의는 911 테러의 교훈을 저버리는 것"
9·11 테러 25주년을 맞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CBS와의 인터뷰에서 꽤 강한 발언을 했는데요. 댈러스에 있는 자신의 기념 도서관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과 함께 당시를 돌아보며, "미국이 고립주의로 돌아가는 것은 9·11의 교훈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부시 전 대통령은 "해외에서 일어나는 일이 결국 우리의 안보와 직결된다"고 강조했는데요. 직접 군대를 파견할 필요는 없더라도 적어도 그들 곁에 서 있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사실 이 발언은 현재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기조를 겨냥한 것으로 읽히기도 하더라고요.

힐러리 클린턴의 경고 "테러 위협은 줄어든 게 아니라 잠시 누그러진 것"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NBC 인터뷰에서 꽤 직접적인 말을 꺼냈는데요. 9·11 이후 25년간 여러 차례 아슬아슬한 위기가 있었다며, 테러 위협이 사라진 게 아니라 일시적으로 잠잠해진 것뿐이라고 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연회장 건설에는 과한 관심을 쏟으면서, 아프가니스탄에서 들어오는 정보 파악보다 그쪽에 더 집중하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국무부 등 대테러 기관을 사실상 약화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함께 나왔는데요. 전 세계에 수천 명의 극단주의자들이 아직 건재하다는 게 클린턴의 주장이었어요.

부시 vs 힐러리 주요 발언 비교
| 부시 전 대통령 | 고립주의 회귀는 9·11 교훈 무시 | 현 미국 고립주의 기조 |
| 힐러리 전 장관 | 대테러 방비 태세 소홀 우려 | 트럼프 행정부 대테러 정책 |
위 표를 보면 두 인물이 서로 다른 당 출신이지만 이번 25주년을 계기로 비슷한 방향의 메시지를 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미국이 다시 안보에 집중해야 한다는 공통된 경고가 담겨 있습니다. 솔직히 저도 이 부분에서 꽤 생각이 많아졌어요. 25년이 지나도 9·11 테러가 현재 정치 논쟁의 중심에 있다는 게 새삼 느껴지더라고요.
뉴욕시는 당시 "대기 안전에 대해 거짓말했다"는 주장도
이번 25주년을 앞두고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이 꽤 민감한 기록을 공개했는데요. 9·11 테러 이후 악화된 대기질과 관련해, 당시 시 지도자들이 대기 안전에 대해 사실과 다른 정보를 시민들에게 알렸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미 수십 년이 지난 이야기지만, 피해자들과 생존자들의 건강 문제와 직결되는 사안이라 여전히 파장이 있더라고요.
세계무역센터 붕괴 당시 발생한 먼지와 유해 물질에 40만 명 이상이 노출된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이 문제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입니다.
25년이 지나도 기억되는 이유
이번 여론조사 결과랑 각계의 발언들을 종합해 보면, 9·11 테러는 미국인에게 단순한 과거 사건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정치, 외교, 안보, 공중보건, 사회 전반에 걸쳐 지금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건이고, 그래서 25년이 지나도 절반 가까운 사람들이 '내 인생 최대 역사적 사건'으로 꼽는 거겠죠.
저는 그 75%라는 수치가 특히 인상 깊었는데요. 그날 어디 있었는지 기억한다는 게, 일종의 집단 기억이 된 거잖아요. 한국에서도 비슷한 사건들이 있는데, 그 감각이 어떤 건지 조금은 공감이 됐습니다.